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스크랩] 1억원 고료 ‘중앙장편문학상’

두런두런 이야기/관심공모전

by 레제드라마 2009. 8. 6. 12:31

본문

중앙일보가 (주)웅진씽크빅과 함께 1억 원 고료의 ‘중앙장편문학상’을 제정합니다. 한 해 동안 발표된 최고의 시(미당문학상)와 최고의 단편(황순원문학상)에 주는 양대 문학상과 함께 하는,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상이 될 것입니다. 중앙장편문학상 제정에 즈음해 한국 장편소설의 현주소를 점검해봤습니다. 중앙장편문학상의 제정 취지도 밝힙니다. 편집자주







 한국 장편소설의 르네상스가 열렸는가. 지난해 11월 출간된 소설가 신경숙의 장편 『엄마를 부탁해』(창비)가 최근 50만 부를 돌파하면서 국내 문학출판계는 들뜬 분위기다. 지난해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 이 각각 수십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자 출판가에선 ‘경제 위기에는 소설이 읽힌다’는 법칙을 도출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몇몇 베스트셀러 작가의 성공을 한국 소설의 르네상스라 부르기엔 부끄럽다.



◆한국 장편소설 예상 외로 빈곤=지난해 교보문고 판매량 100위 안에 든 외국 소설은 모두 14권, 한국 장편소설은 8권이다. 한국소설 중 2006년부터 3년간 베스트 목록에 오른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 등 스테디셀러가 4권이었다. 2008년에 새롭게 베스트 목록에 오른 작품은 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 황석영의 『개밥바라기 별』, 김려령의 『완득이』, 백영옥의 『스타일』 등 4권 뿐이었다.



2006년~2008년 3년간 교보문고 베스트100 목록에 장편소설을 올린 한국 작가는 공지영·김려령·김훈·박현욱·백영옥·신경숙·이선미·이정명·정이현·황석영 등 모두 10명이었다. 공지영은 3년간 3권, 황석영·이정명 2권을 베스트100에 올렸다. 읽히는 장편소설이 소수의 작가군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형식이나 내용면에서도 역사소설(김훈의 『남한산성』, 신경숙 『리진』, 이정명 『바람의 화원』), 칙릿(정이현 『달콤한 나의 도시』, 백영옥 『스타일』), 성장소설(황석영 『개밥바라기 별』, 김려령 『완득이』) 등 유행에 따라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 김미현 이화여대 교수는 “장르를 망라하는 외국 소설에 비해 한국 문학의 스펙트럼은 넓지 못하고 콘텐트가 빈곤하다”고 말했다. 몇몇 베스트셀러가 나온다고 해서 한국작품이 전체 소설에서 차지하는 비중(32~33%)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었다.







◆단편에서 장편으로 체질 개선=한국 문학의 시스템은 단편 위주로 돌아간다. 문예지는 한정된 지면을 쪼개 여러 작가들의 단편을 청탁해 싣고, 그렇게 발표된 단편 작품을 대상으로 문예진흥기금이 ‘창작 지원’이란 명목으로 작가들에게 분배된다. 단편소설로 등단하는 시스템, 단편에 돌아가는 각종 문학상 등도 단편 창작을 위한 당근이 되어왔다.



그러나 외국에선 단편을 ‘소설(Novel)’로 치지 않는 분위기까지 있다. 지난해 교보문고 베스트100에 오른 외국소설 중 단편집은 한권도 없었다. 외국에 비해 과도하게 단편에 치우친 한국문단 구조는 콘텐트 빈곤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 퓰리처상 수상자 코맥 매카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같이 문학성으로 평가받는 작품은 물론 조앤 K. 롤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전세계를 뒤흔드는 소설이 나올만한 토양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문학의 본령인 장편소설로 방향을 돌리려는 움직임이 근래들어 활발해졌다. 공지영·이기호·정이현·박민규·백영옥·김경욱 등 기성작가들의 인터넷 장편 연재가 이어지고 있다. 계간 ‘자음과 모음’은 장편소설 6편을 연재하고, 계간 ‘세계의 문학’은 올 봄호부터 200자 원고지 500매 안팎의 경장편소설을 한 편씩 전재하는 등 문예지들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기성문단의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개성있는 소설을 써내는 작가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김춘식 동국대 국문과 교수는 “한국 문학판이 양적으로는 팽창되었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며 “중앙일보가 중심적이고 상징적인 문학상을 만드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중앙장편문학상은 …

기성·신인, 순수·장르 가리지않고 포괄



중앙일보는 가능성 있는 작가를 발굴해 문학의 토양을 풍부히 하고 콘텐트의 부흥을 꾀하려 ‘중앙장편문학상’을 신설한다.



중앙장편문학상은 ‘소설’이라는 단 하나의 형식만 추구한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 먼 자들의 도시』나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같은 작품,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처럼 세계에서 통하는 이야기가 나오길 희망한다. 예일대 법학과 교수인 제드 제드 러번펠트가 탄탄한 지식을 바탕으로 쓴 추리소설『살인의 해석』과 같은 작품도 기다린다. 한국형 『해리포터』나 『다 빈치 코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도 좋다.



순수문학 작가가 장르의 옷을 빌려 입는 것, 각 분야 전문가가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해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내는 것, 새로운 형식과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모든 형태의 시도는 물론 전형적인 순수문학과 각종 장르문학까지도 포괄한다. 어떤 형태의 경계짓기이건 탈장르·혼종의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 판단해 중앙장편문학상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다. 중앙장편문학상은 오로지 작품의 질로만 가리는 ‘진검승부’다.



300여 개에 달하는 문학상 중 고액 상금을 내건 상은 적지 않다. 하지만 그 권위를 인정받는 상은 드물다. 중앙일보는 미당문학상·황순원문학상과 중앙신인문학상을 투명하 게 운영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중앙장편문학상을 주최·주관한다. 수상작은 중앙일보 자회사가 아닌 (주)웅진씽크빅 산하 출판사에서 출간된다. 수상작으로 인해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없는 중앙일보가 상을 운영함으로써 공정성을 더욱 높이는 구조다.



시상식은 중앙일보의 다른 문학상과 함께 내년 10월 말 한 자리에서 열린다. 미당·황순원문학상에 준하는 권위를 중앙장편문학상에 부여하는 상징적인 자리가 될 것이다.



이경희 기자

출처 : 이주영과 소설 이야기
글쓴이 : 체리사탕 원글보기
메모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