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ver.com/hotissue/read.nhn?sid1=102&cid=1057783&iid=2791920&oid=028&aid=0002415767
경남 통영의 ‘위안부’ 피해자 김복득 할머니가 별세했다. 향년 101. 1918년 통영에서 맏이로 태어난 할머니는 열두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22살 때이던 1939년 거제 장승포에 있는 고모 집에 가려고 부두에 나갔다가, 공장에 취업시켜 주겠다는 징용 모집자의 말에 속아 부산으로 갔다. 동생들을 키우는 홀어머니를 도와야겠다는 효심이 깊었던 할머니였다. 그러나 부산에서 김 할머니를 태운 배가 도착한 곳은 중국 다롄이었다. 일본군을 따라 중국에서 필리핀까지 끌려다니며 ‘후미코’라는 이름으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할머니는 1945년 해방 직후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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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득 할머니가 2013년 7월 16일 오후 김해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창작 뮤지컬 '위안부 리포터'를 공연을 관람하기에 앞서 공연을 준비한 학생들을 만나 격려하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무대는 김해지역연합 방과후 학교 뮤지컬반 학생들이 김 할머니의 자서전 '나를 잊지 마세요'를 토대로 만들었다. 김해/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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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득 할머니가 2013년 4월 6일 오후 경남 통영시 동호동 남망산 조각공원 입구에 세워진 ‘위안부’ 추모비 ‘정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통영/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그러나 김복득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로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1994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한 뒤,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활동가의 삶을 살았다. 2007년 일본 나고야와 2011년 오사카에서 열린 증언집회에 참여해 자신이 겪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경험을 증언했고, 2010년 일본 중의원회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또 2012년 통영여고 장학금, 2013년 경남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2000만 원씩 기부했다. 평생 모은 전 재산이다. 그러한 김 할머니의 뜻을 기려 경남도 교육청은 2013년 그의 일대기를 정리한 책 〈나를 잊지 마세요〉를 펴내, 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역사 교재로 사용하도록 했다. 경남도 교육청은 이 책의 일본어판과 영문판도 펴내, 일본과 미국에도 보냈다. 같은 해 통영 남망산공원엔 김 할머니를 상징하는 소녀상 ‘정의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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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득 할머니가 경남 통영시 북신동 자택에서 거주하던 시기인 2013년 3월 10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왼쪽)와 마을 골목길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통영/이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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