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계절 첫번째 추억
제작년 벚꽃이 피는 계절에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
어제도 할머니가 입원해 계시던 병실을 쳐다보니 힘들어 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거기 있는 듯 마음이 짠했다
벚꽃이 피는 계절 두번째 추억
아버지...
어제 아버지가 퇴원을 하셨다
벚꽃이 이쁘게 피어 있는 길을 따라 쓸쓸히 가방을 들고 가셨다
난 하루종일 아버지의 작은 뒷모습에 목이 메어 눈물이 흘렀다
작년
내가 아프다는 사실에 힘들어 하시고
내 수술을 지켜보신 후 한달 지나고 역시 힘든 수술을 하시고 면역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대상포진이라는 끔찍한 바이러스를 만나셔서 고생을 하시다
결국 내 병원에 입원까지 하시고 3주간의 치료를 끝내고 어제 퇴원을 하신 것이다
워낙 성격이 까탈스럽고 고집이 쎄서 누구라도 비위 맞춰드리기 힘든 분이신데
이젠 연세도 만만찮다보니
나한테 많이 혼나고 계신다
3주 입원하신 동안에도 난 시시때때로 아버지를 구박하고 면박을 주고 그랬었다
그래도
그저 내 얼굴 매일 매일 보는 것만도 좋다시며 허허 웃으셨다
예전 같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었는데...
퇴원하시던 어제
병원비는 걱정마시라고 해도 억지로 내 손에 십만원을 쥐어 주셨다
너도 어려운데 신세 지는거 미안타고 하시면서...
난 받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눈을 보고 도저히 거절 할 수가 없어서 얼떨결에 받아 버렸다
왜 그리도 목이 메이던지...
그렇게 늙고 약해진 아버지를 보내고 들어오는 병원 마당에 벚꽃이 눈부시게 피어 올랐다.
오늘 출근을 하며 아버지가 계시던 입원실을 지나치는데 다시 목이 메였다
계실땐 몰랐는데
안계시니 참 허전하다
그런 내 맘을 아시는지 아침에 아버지께서 먼저 전화를 주셨다
이제 견딜만 하다고 ...
다 네 덕이라고 하시며 좋아하신다...
아버지도 내가 보고 싶은 거 같았다
지난 3주 내가 결혼하고 처음으로 오랜 시간을 아버지와 함께 했던 시간
영원히 잊지 못할 거 같다...
해마다 벚꽃이 피고
만약에 아버지가 안계시는 세월이 온다해도...
할머니가 떠오르듯이
벚꽃길을 걸어내려가시던 아버지의 작은 뒷모습이 기억속에 영원히 남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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