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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두런두런 이야기/진담 혹은 농담

by 레제드라마 2015. 8. 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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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릴 때
아버지께서 내손에 쥐어주신
광복 30주년 기념주화이다
어느 새 주화 속 숫자를 한 번 뛰어 넘고도
십년이 지났다
세상은 많이 변했고
주화를 사기 위해
은행 앞에 줄을 섰던 아버지와
의미도 모른채 주화를 받았던 나도
변해버린 세상만큼 변해있다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2015년
거리는 빼곡한 태극기로 도배가 되었고
어김없이 광복절특사는 이루어졌다
나라가 잔칫집이다
잔칫집에 걸 맞는
희한한 망언도 유독 많이 쏟아졌다
심심할 틈이 없는
값진 광복 70년이다

아버지께 주화를 받은 이후로
태극기가 이렇게 많이 펄럭이는 광경은
내 기억으로는 처음인 것 같다
주화 속 그림처럼
해방되던 그날도 이러했겠지

어쩌다 보니
'암살'이란 영화를 두 번이나 보게되었다
광복 70주년에 맞춰 제대로 흐름을 탄 듯
관객이 빼곡했다
예상보다는 잘 빠진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서 일본 밀정이었던 이정재는
자신의 밀정 짓에 대해
"해방이 될 줄 몰라서 그랬다."
고 했다

그래
영원한 것은 없지
한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사니까

"그래도 보여줘야죠. 우리가 싸우고 있다는 걸."
주인공 저격수 전지현은 이렇게 말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금도
이렇게 될 줄 모르는 사람들과
여전히 싸우는 사람들의 접전이 숨막히게
이어지고 있다

치를 떨면서도 일본말을 자랑스레 떠들고
추억에 잠기며 일본 노래를 부르는
노인들을 보면 웃기다가도 슬프다

기념주화를 사던 30대 남자도
이제 80대 노인이 되었고
일본말을 하며 기억력을 과시한다
그런 아버지가
그 지리한 싸움의 끝을 보게될지 어떨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런 아버지도 한 말씀하셨다

"태극기 저렇게 처단다고 애국심이 생기나?
마음에서 우러나야지.
저럴 돈으로 우리들 밥이나 한끼씩 먹이지.
일본놈들 밑에서 사느라 얼마나 고생했는데 말이지."

우리세대에서는
지리멸렬한 저 싸움이
잘 매듭 지어졌으면 좋겠다

 .......괜히 두서없이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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