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동랑희곡상 심사평
금년은 작년보다 적은 수의 작품이 접수 되었다. (37편)
비슷한 시기에 다양한 작품 모집이 곳곳에 있어서 그런지 예년에 비해 응모 작들의 수준이 고르게 하향 안정화(?) 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황당한 줄거리에다 장황한 대사
그리고 산만한 구성의 작품이 대부분이다.
자기 혼자만 읽어서 만족하는 멋 부린 대사들은 읽기만 하면 그럴 듯하지만
무대에서 극이 구축이 안 되어 있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희곡은 TV 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르다.
희곡은 압축된 대사와 인물들에게 분명하고 명쾌한 문제를 제기하게 하고
그를 인물들이 어덯게 한 무대에서 이 갈등을 해결해 가는가 보는데 재미가 있다.
희곡은 글로 쓰는 문학의 한 가지다. 당연히 문학성이 그 기본이 되야 하는데
이 원칙을 잊고 있는 응모자가 많다.
종횡무진으로 펼쳐놓은 산만한 장소에서 유치하고 천박한 대사를 늘어 놓으며
문제를 제기 한다고 다 연극이 되나? 그 연극을 왜? 누가 보는가? 왜 연극을 하는가? 하는 기본적인 문제를 다시 제기 하게 한다.
그런 중에 “물고기 배” (강은빈)는
주제와 구성 대사의 문학성 등에서 단연 돋보인다.
섬에 살다가 뭍에 올라오면서 뿔뿔히 헤어졌던 가족이
아버지의 죽음으로 다시 만난다.
아버지는 자신의 유골을 고향 섬에 묻히게 해 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고향으로 가는 여객선에 죽은 아버지의 분골함을 들고
한 가족(엄마. 아들, 딸)이 여행을 하게 된다.
가는 중에 폭풍을 만나 죽음과 삶의 경계선을 넘나들면서
이들은 가족을 흩으러지게 한 잘못은 아버지에게만 있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지 않은 채 남 탓만 하던 각자 자신들임을 깨닫는다.
폭풍이 지나고 배가 고향 어구에 닿는다.
이들은 옛날 어릴적 고향을 다시 볼 기쁨에 설레인다.
그러면서 이들은 과거에는 상처 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한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해 낸다.
뚜렷한 사건이 없어 크라이막스에 극적 갈등이 약하다는 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극으로는 근래의 드믄 가작이라 당선작으로 뽑는다.
심사위원 유민영, 윤대성
제3회 동랑희곡상 선정작
강은빈 - 물고기 배-
=========================================================================================================================================
동랑희곡공모전의 심사평이다
이런 심사평도 있구나 싶다
심사위원이 대단하신 분들인가보다...
춥다 (0) | 2010.09.28 |
---|---|
우리 할머니들이 전하는 조곤한 인생史 (MBC 스페셜) 할머니 傳 (0) | 2010.09.18 |
이마에 상처가 났다 (0) | 2010.06.03 |
인터넷 글쓰기에 중독 된 글쓰기 (0) | 2010.05.27 |
[스크랩] 선거철에만 적용되는 진화론 (0) | 2010.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