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들이 전하는 조곤한 인생史 (MBC 스페셜)
"내 이야기를 하자면 책 몇 권으로도
부족하다"는 그녀들. 할머니라는
이름으로 응축된 그녀들의 인생사가 펼쳐졌다.
9월 17일 방송된 MBC '
스페셜' 할머니 전(傳)에서는 최막이 할머니 김춘희 할머니의 나란한 인생이 전해졌다.
이들 할머니의 관계는 정실과 후실. 한 남자 때문에 엮여버린 인생이지만 이제는 둘 밖에 남지 않았다. 김춘희 할머니가 후실로 들어온지 10년 뒤,
남편이 덜컥 암으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 후, 정실 최막이 할머니는 재가를 하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김춘희 할머니와 어린
아이들을 두고 떠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지금은 결국 둘만 남았다. 최막이 할머니의 두 아들은
각자의
사연으로 일찍 눈을 감아버렸다. 김춘희 할머니의 아이들은 자라
도시로 나갔다.
아웅다웅, 밥 상에서 늘 다투는 그녀들은 어느 새 자매처럼 닮아 있다. "맛있제"라며
반찬을 씹어먹는
모습은 때로는
다정하게 보이지만, 최 할머니는 어느 새 김 할머니에게 호통을 치고 있다.
어찌보면 척박하고 모진 세월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견디고 그 속에서 인생을 완성한 두 할머니의 뒷모습.
주름살과 백발 속에 꽁꽁 숨어버렸지만, 그래도 "젊었을 때 미인이셨을 것 같다"는 말에 수줍은
미소를 띄는 여자이기도 했다.
그래도 그녀들은 지금도 그렇게 나란히 걸어가고 있다.
배선영 sypova@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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