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200매
A4 37장 분량의
한글파일
훅 날라갔다
이짓 저짓 별짓을 다해도
찾을 수 없었다
제목만 덩그라니 남은 하얀 모니터
내 머리속도 하얗게 먹물이 빠졌다
ㅠㅠㅠㅠㅠ
멘붕 이후...
기억을 더듬어
정말 열심히 다시 썼다
다 쓰고는 흐뭇했다
그날 만큼은 다리 뻗고 잠들었다
내가 너무 대견해서
다음날
다시 보니 엉망이었다
이런...
오타 천지
구성 엉망
인물 산만
뒤죽박죽
글이 아니었다
수정의 길은 멀고 험했다
결국...
엎었다
오늘안에
시집을 보내야 할 녀석이었건만
그런 엉성한 놈을 시집보내려 했다니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
나란 인간은
무척 두꺼운 낮짝을 가졌나 보다
ㅎㅎㅎ
엎고나니
오히려 맘이 더 편하다
절박함이 없어져서 인가?
당분간 이 편안함을 즐기고 싶다
아니 즐겨야만 한다
어차피
앞으로 보름간은
내가
내가 아닐 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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