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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톡·톡] 극단 아센 연극 '살고지고'/국제신문

희곡 공연작품/살고지고

by 레제드라마 2015. 11. 2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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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톡·톡] 극단 아센 연극 '살고지고'

 

 


자극적 '불맛' 좇는 세상에 내놓은 '저염도' 정극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2015.11.24 18:45

- 제사상 차리는 고부 갈등과 화해
- 반전 묘미…"관객과 공감 목표"

익숙하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한 시간 동안 제사상을 펼치며 나누는 이야기'로 요약될 연극 '살고지고(사진)'(지난 22일 하늘바람소극장)의 첫인상은 그랬다.

고부 갈등은 닳고 닳은 소재다.

드라마에서는 웬만한 파격으로는 눈길을 끌지 못하자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도 때리고, 시어머니가 친딸을 며느리 삼는 '막장'까지 갔다.

도대체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며느리가 닦던 제기가 떨어지기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시어머니는 꾸짖는다.

"제사는 정성 들여야 잘되는 법이야!" 잔소리는 1절로 끝나지 않는다.

이내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닦아놓은 제기의 얼룩을 도끼눈 뜨고 지적한다.

"네가 닦은 건 한 번도 제대로인 걸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며느리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태어날 때부터 일 잘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이 정도면 봐주셔야죠" 헤실헤실 웃으며 되받아치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

"나는 너를 딸처럼 생각했는데 너는 어려운 시어머니라고 생각하지."

"딸처럼 생각하신 거지 아가씨랑 똑같이 대하신 건 아니잖아요!" 팽팽한 공방을 전개하면서 객석의 잔잔한 웃음도 유발한다.

극이 무르익으며 둘은 속내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효자' 남편을 둔 며느리의 속상함, '노름꾼' 남편을 둔 시어머니의 외로움을 나누며 서로 위로한다.

친정부모님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는 며느리에게 시어머니는 "늘 네 친정 부모 앞에 죄인 같았다.

같이 살면 나도 고충이 크다는 것 왜 모르니"라며 묵은 감정도 떨어낸다.

관객들은 눈물을 훔친다.

"어머님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제게 과분한 분이세요. 어머님 깔아준 멍석에 넋두리한 것뿐이에요."

"난 네가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 고부가 화해에 이를 무렵 제사상도 다 차려졌다.

제사상 뒤 장막이 걷히며 제사의 주인공이 밝혀진다.

순간 객석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온다. 영화 '식스센스' 급 반전이다.

극단 아센의 호민 대표는 "결국 인간에 대한 사랑 이야기다.

인생을 이해할 수 있는 중장년층 관객들이 자신의 일상에 비춰 공감할 수 있는 연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톤'이다. 자극적인 '불맛'을 좇는 세상에 용감하게 내놓은 '저염도' 정극이다.

 

결말에서 MSG만 살짝, 톡톡!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51125.2202118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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