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부산연극제가 내달 6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제4회 대한민국 연극제 부산지역 예선을 겸하는 이번 연극제에는 지역의 10개 극단이 참여한다.
부산연극협회(회장 손병태)가 주관하는 부산연극제는 올해 부산문화회관(부산 남구 대연동) 중극장과 부산시민회관(부산 동구 범일동) 소극장에서 각각 5편씩 공연된다. 이번 연극제는 수준 높은 작품을 공연하기 위해 그동안 ‘1년 내 발표 창작극’이었던 참가 조건을 ‘국내 작가 창작극’으로 변경했다. 대회 시작일로부터 3년 이내 부산연극제에 출품한 작품 혹은 1년 이내 부산에서 공연된 작품만 아니면 국내 작가가 쓴 창작극은 초연, 재공연 여부와 상관없이 출품할 수 있게 됐다.
내달 6~24일 부산문화·시민회관
개막작 ‘순이’ 폐막작 ‘스트랜딩’ 등
시대상·삶의 애환 담은 10개 작품
올해부터 참가 자격 바꿔 수준↑
최우수작,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
개막작인 극단 에저또의 ‘순이’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까지 우리나라 근현대현사를 목격한 영도다리를 무대로 애끓는 모성애와 가족 간의 슬프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펼친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극단 세진의 ‘스트랜딩’은 고래들의 집단 자살 현상을 복선으로 화목한 생활을 하는 바닷가 가족의 변화를 그려낸다.
대형 프랜차이즈 진출에 힘들어 하는 동네 빵집을 보여주는 극단 배우창고의 ‘강석봉 베이커리’는 요즘 자영업자들의 애환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극단 이야기의 ‘노다지’는 소설가 김유정이 1935년 발표한 단편 <노다지>를 각색한 국내 초연작이다.
극단 누리에의 ‘여자 이발사’는 일본인 처(妻)라는 이름으로 한국과 일본 두 나라 모두에게 버려진 한 여인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다. 극 연구집단 시나위의 ‘귀가’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시간여행을 통해 가족과 집이라는 공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내용. 욕망을 소재로 한 극단 더블스테이지의 ‘클로즈 업’은 영상을 활용한 배우의 심리 표현을 연출 포인트로 삼는다.
‘2016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 7’과 제10회 차범석 희곡상 수상작인 부산연극제작소 동녘의 ‘썬샤인의 전사들’은 뜻밖의 사고로 가족을 잃은 작가의 삶을 조명한다. 극단 여정의 ‘복녀씨 이야기’는 몽골 아가씨와 자갈치시장의 양공주 출신 여인과의 만남을 통해 벌어지는 삶에서 의미를 찾는다.
2011년 근로자 문학제에서 희곡 부문 금상을 수상한 극단 맥의 ‘이녁 머리에선 향기가 나네’는 3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로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가슴에 눌러 담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는 모습을 담는다.
최우수 작품은 대한민국 연극제 참가 자격 부여와 극단 단원 2명 해외연수의 특전을 얻는다. 우수작품상, 연출상, 희곡상, 최우수 연기상, 우수 남녀 연기상, 신인 남녀연기상, 무대예술상에는 100만~7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각 극단은 첫날 공연 후 20분 동안 작가와 연출가, 배우와 질의응답을 하는 관객과의 대화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주최 측은 내달 23일까지 공연 기대평이나 공연 리뷰를 공식 SNS에 올리는 관객을 대상으로 추첨과 선정을 통해 무료 관람권을 증정한다. 관람료 2만 원. 051-645-3759.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