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새치를 뽑아냈다.
그것으로 충분했으니까...
그런데
어제의 내 머릿속은 뽑기로는 감당이 안될 정도의
하얀 머리가 무수히 깔려 있었다.
정말 눈이 내린듯...
아직
흰머리에 자리를 내 줄 정도의 나이는 아니라고
애써 부인하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아버지의 유전자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는지,
내가 아직 어릴때부터 아버지는
검은 약을 칠하는 염색을 하셨다.
난 그런 아버지를 보며
구두약 발�냐고 놀리며 웃었는데...
결국 약국에서 염색약을 사서
내 머리를 검게 물들였다.
그모습을 옆에서 보던 울 딸래미
엄마도 벌써 할머니야?
정말 서글펐다.
내 나이보다 더욱 먼저 찾아온 나의 백발
가증스런 검은색으로 위장은 시켜뒀지만
머지않아 또다시 빼꼼히 고개를 내밀겠지.
그땐
우아하게 미용실로 가야겠다.
내 인생의 고락을 함께하는 운명이기에
싸구려 염색약으로 지천하며
천덕꾸러기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