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창가의 여인
늘 거기서 그렇게 밖을 바라보았다.내가 기억하는 엄마의 모습은 언제나 그랬다.
창으로 들어오는 빛을 가득담은 엄마의 얼굴은 한번도 내 차지가 될수 없었다.
엄마는 창밖의 무엇에 정신을 빼고 계셨던 걸까?
빛을 등지고 어두운 뒷모습만을 내게 보이셨던 엄마는 ,
그해 겨울 함박눈이 내리던 날에 그 창밖을 못잊어하며 눈 발 속으로 날아갔다
태어나서 한번도 엄마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내가 엄마로 부터 가장 듣고 싶었던건
고작 내 이름 두자였는데...
고집스레 꼭 다문 입술은 결국,엄마가 날아가버리는 순간까지도 열릴줄 몰랐다.
내가 태어나던 날 은 그해를 통털어 가장 눈이 많이 내렸다고 했다.
그런 날에 엄마는 진통을 했고, 그런 엄마를 엎고 병원으로 달리던 아버지는 언덕길을 미끄러져 내려오던 트럭을 엄마를 던져버리고 막았다고 했다.
그렇게 아버지와 맞바꿔 태어난 나...
그날 이후 엄마는 말을 잃어버렸고, 내가 여덟살 즈음 소리마저 잃어버렸다.
엄마는 내게 먹을 것, 입을 것 외에는 최소한의 의무밖에 행하지 않았고, 난 늘 햇살을 등진 어두운 엄마의 뒷모습만을 보며 자라야했다.
엄마가 날아가던 날
난 엄마처럼 창가에 서 보았다.
엄마를 그렇게 창가에 머물게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가 없는 나는
그 뒷모습이라도 내게 머물지 않은 엄마가 그리워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엄마, 내 이름은 현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