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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박이 내린 올해의 추석..

두런두런 이야기/진담 혹은 농담

by 레제드라마 2008. 9. 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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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하루 전날 큰 시댁이 있는 경주에 도착했다.

불국사 바로 밑에 있는 조그마한 동네...

무지하게 더웠다. 삶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을 만큼 푹푹 찌는 더위...

한 너댓시경이 되니 빗방울이 툭툭 떨어졌다.

가족들 모두, "이 비가 올라고 이렇게 더웠는갑다" 이러고 있는데..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갑자기 하늘이 구멍난 듯이 돌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더니

폭우속에 정말 호두알 만한 우박이 와르르르 쏟아져내렸다.

우리가족들은 어른이나 어린아이나 할 것 없이 모두 첨 보는 광경에 그만 넋이 나가버렸다.

밖에서 갑자기 얻어맞은 우박에 팔뚝이며 머리에 상처가 나서 피가 흐르는 분도 계셨다.

모두들 집으로 대피대피 했지만..

집도 워낙 오래된 허름한 주택인지라..기와며 슬레트가 낡아서 우박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곳곳에 구멍이 숭숭나고

물이 좔좔좔 흘러들었다.

다들 집이 무너지는건 아닌가 하는 공포에 또다시 두려워해야 했다.

그래도 좀 큰애들은 첨 보는 모습들을 휴대폰에 담느라 난리를 부리고...

더 어린 것들은 무서워 앙앙 울어대고...

불과 십여분동안 퍼부었지만, 공포의 순간은 한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겁나게 사나운 기세로 비바람과우박이 내리더니

금세 그치고 하늘은 어여쁜 무지개까지 선물하면서 파랗게 맑아졌다.

 

이런...

곡식이며 채소가 모조리 우박을 못이겨내고 점멸당했다

겨우 몇분 전만 해도 풍년이던 농작물이...

근데... 정말로 신기한 것은 바로 옆동네에는 이런 난리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마도 우리 동네에 모질게 나쁜 마음을 먹은 이가 있었던 것 같다.

 

 

 

풀밭에 내려 앉은 우박알갱이들...

 

 

 

 

 

 이렇게 큰 우박은 정말 첨이다. 이것도 어느정도 녹은 뒤 모습이니...

 

 

 

 구멍이 숭숭 뚫린 호박잎들..

 

 

목이 부러진 초토화된 호박밭..

 

 

 

 

 

 헉~~~ 골목길에 나가보니 밤나무가지가 부러져 전선에 널렸다. 

 

 

 이녀석도 그런 우박은 첨 보는지라 겁을 잔뜩 집어먹고 있었다.

 

 

 

 

 

 

 그리고 활짝 핀 이쁜 무지개...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푸른 빛을 잔뜩 머금은 하늘...

 

워낙 작은 동네에 일어난 기가막힌 일이라서 뉴스에도 방송이 되지 않았다.

우리만 억울하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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