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일곱살 위인 이모가 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어찌하다 보니 디카, 즉, 디지털카메라를 아직 만져보질 못하셨단다.
그걸 모른 우리는 이모에게 가족사진을 부탁드렸다.
이모는 얼떨결에 받아들더니 한참 동안을 우리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위아래로 움직이며 액정을 들여다보기만 했다.
사진찍는 자세로 한참을 서있던 우리들은 짜증도 나고 어리둥절해서
뭐하냐고 얼른찍으라고 한마디씩 했다
그러자 이모는 상당히 미안해하며 화면에 사람이 잘안보인다고 했다.
그럴리가....
나는 쫓아가서 디카를 받아들어 살펴보니 이상이 없었다
그냥 이래 눌리면 된다고.... 가르쳐주고
다시 우리는 자세를 잡았고 이모는 촬영하기위해 우리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리고 또 한참을 들이대고 아래위로 살살 움직이고만 있었다.
우리는 드디어 폭발...
아이 이모 ... 뭐하세요... 빨리 안찍고....
이모는 얼굴이 발개지면서 우리가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한다며 울상을 지었다.
나는 다시 쫓아갔다.
그리고 이모가 들고 있는 카메라의 액정을 들여다 보았다.
헉스~~~~
시커먼 뭉텅이가 있다가 없다가 했다.
그건....
이모의 손가락이었다.
렌즈를 손가락으로 잡고있으니 움직일때마다 우리가 액정에 보였다 안보였다 한것이다...
우리는 이모가 너무 미안해해서 그냥 조용히 웃고 넘겼다.
처음이니까....
그렇게 조용히 넘어갔는데....
사건은 집에 와서 또 터졌다.
늘 찍히기만 하던 디카가 신기했던 이모....
계속 만지작 거리며 살피고 계셨다.
우리는 그냥 무심코 그런 이모를 별 신경안쓰고 tv를 보고있었다.
한참을 살피던 이모가 우리 쪽으로 디카를 겨누며 촬영자세를 잡았다.
우리도 다시 찍히기 위한 자세를 잡으며 승리의 브이를 하고 김치를 하고....
그런데....
디카에 비치는 커다란 이모 얼굴....
우리는 다 디비졌다....
이모는 액정을 우리쪽으로 하고 렌즈를 이모얼굴에 견주고 우리들 사진을 찍고 있었다.
디카에는 다양하고 커다란 이모의 얼굴만 여러장 찍혀있었다. ㅎㅎㅎㅎ
이모는 ....
어쩐지 아예 너거들이 안비더라..... 난 집안이 어두워서 그런줄알았다....
웃지마라 ... 자꾸 웃으면 내한테 디진다이....
ㅎㅎㅎ
이모에게 디카한대 사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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