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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아이러니

건강상태/갑상선암투병기100823

by 레제드라마 2010. 7. 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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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암이란 놈을 맞이 한지도 어언 한달 보름이 되어가네

본인이 아닌 이상 그 심정을 50% 이해하지 못함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물론 나도 3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말들을 곧장 늘어놓았었으니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참 암담한 마음은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6월 11일 세포침흡입 검사를 받고 2주후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참 초조하고 우울했었다

6월 25일 결과를 보는 날

내 이름이 불려지고

의사옆에 앉아서 책상에 놓인 모니터를 봤다

거기엔 이미 내 검사 결과가 정확하게 명시되어있었다

난 그것을 읽을 줄 안다

나 또한 병원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니까...

 

Papillary Thyroid Carcinoma

 

순간 앞이 멍멍하고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몇초가 흐르고

의사는 정확히 내게 갑상선 암입니다를 말해주었다

순간

내 눈에서 두방울의 굵은 눈물이 반바지를 입은 내 무릎의 맨살 위로 툭 떨어져 내렸다

의사는 위로의 말을 내게 건냈다

갑상선 암은 별거 아니라는 둥...

이미 내 귀와 눈은 멀어버리는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이것저것 자료들을 뒤져봤다

갑상선 암의 가장 중요 요인...

방사선노출이 그중에 제일 크단다...

 

생각을 더듬어봤다

한창 열심히 일하던 시절

그래...

난 무수한 방사선에 노출되었었지

응급실로

수술실로

특수검사촬영실로

 

갑상선이 우리 인체에서 방사선 흡수율이 가장 높은 기관이란 것도 배웠었는데...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전 뇌종양 수술을 했던 내 친구까지도 떠올랐다

 

여기서 인생의 아이러니.....

 

원인이 어쩌면 그것일지도 모른다고 단정을 지으면서도

이 직업을 놓칠까 전전긍긍이다

왜?

목구멍이 포도청이니까...

 

이런 사실이 나를 술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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