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네번째의 부름...
오늘 새벽에 또 할머니는 우리를 불러모으셨다.
어른들 계시는 집안에
자다가 울리는 전화벨 만큼 가슴시린일은 없다는 것을 뼈속까지 절감하며
신새벽의 추위를 무릅쓰고 다들 병원으로 향했다.
혈압과 맥박이 매우 불안정하고
산소호흡기는 뿌연 김에 서려 마치 우주를 날고 있는 듯한 모습
할머니...
몸에 습기가 다 빠져나가고
생명의 불기마저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는 ...
이승과 저승의 중간에 한쪽 다리를 걸치신 모습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참 애가 마른다.
--엄마 ... 이제 ...그만 미련을 버리고 좋은데로.. 아버지 한테로 가거라... 너무 힘든다아이가...
미련???
정말 미련이 남아서 못가시는 걸까?
구십이 넘으신 할머니께 과연 이승에 미련이 남아있기는 한걸까?
호흡기를 벗기고 할머니의 대답을 들어 보고 싶었다.
빙둘러서서 그저 바라만 볼수밖에 없는 우리들은
의미없는 나약한 존재들이 아닐수없었다.
꺼져가는 불씨를 강하게 달구어줄 힘도 없고...
그렇다고 후 불어서 꺼트려버릴 용기는 아예 없고...
그저 내려다 보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음이 우리를 더 아프게 한다.
산소만 없으면 아마도 벌써 돌아가셨을 할머니...
부디 좋은 기억들을 가득 품고 이 좋은 봄날 훨훨 날아 오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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