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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런두런 이야기/진담 혹은 농담

by 레제드라마 2008. 5. 29.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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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내게 카풀 퇴자 맞은 한방선생님..
사실 .. 그분은 몰랐지만 우리가 이사 간 곳이 그 분과 같은 아파트라..
근 20여일을 .. 아파트 안에서 마주칠까 조바심이 났었는디..
그래.. 오늘은 고백한다... 이러고서 계속 미뤄오다.. 사달이 나버렸구만.
지난 일요일
아파트 재활용쓰레기 분리수거의 날..
아침 7시부터 8시까지만 받는다는 공문을 봐온터라..
아침잠을 설치면서 .. 머리는 까치집에.. 눈은 반쯤 뜬 상태.. 무릎나온 츄리닝에..
쩝.. 뭐.. 다 그런거 아니겠어??
재활용쓰레기를 봉지 가득 양손에 들고 그곳으로 향했는데..
윽...
허연 반백의 곱슬인 커다란 머리가 멀리 내 앞으로 걸어온다..
아... 외통수..
순간 휙 돌아섰는데,
머릿속에서 계산기 도는 소리가...
1. 입구가 바로 옆인 같은 동이다.
2. 내가 지금 양손에 쓰레기를 가득 들고 돌아서 간다면...
3. 저 분은 이미 분리수거를 끝내고 집으로 가는 상황에서...
4. 내 뒤에서 계속 따라 올 것이다.
5. 뒤에서 날 보고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6. 더 어찌할수 없는 상황이다.
7. 돌아서서 인사를 해야겠다.

ㅎㅎㅎ
-어머.. 안녕하세요?

-어???? 여기.. 어짠일로 왔능교..

-네.. 실은 그저께 이사왔어요. 말씀드린다는게 시간이 엄써서...

-에구 .. 반갑네예..


이럼서 내 눈을 슬쩍 흘겨본다.
내 맘을 이미 읽었는가 보다.
하기사 나보다 근 이십년을 더 사셨으니.. 눈치가 몇단이냐고..

-그런데 , 부장님께서 분리수거도 직접하십니꺼?

-우짜겠능교.. 아무도 안하고 , 다 자고 있는데.. 아침잠 없는 내 담당이지뭐..

-네에~~

그러고는 헤어지는 뒷통수가 너무 간지럽다.

오늘 한방쌤을 만났다.
얼마나 반가워 하는지..

-너른데로 가이.. 좋던교..

-네에~~~

내 목소리는 점점 작아진다.
에고.. 앞으로 얼마나 더 다정한 척 할런지.. 쩝.

오늘의 교훈 ; 노인을 공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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