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백병원 핵의학과 동위원소 치료실 입원
동위원소 요오드 160mci
2011.1.19~21 (2박3일) 1.21~26 까지 일반병원 1인실에서 요양
치료를 위해 식이요법을 시작한지 15일
무요오드 소금 달랑 한 봉지 산 것으로 준비를 하고 각오는 단단히 했지만
먹을 것을 눈으로만 쫒아야 하는 괴로움은 어디에도 비할 수가 없는 고통이었다
저요오드식을 시작하고 열흘이 지나니 저절로 신경이 예민해지고 몸 상태가 너무 안좋아졌었다
물론 못 먹어서도 아니고 적게 먹어서도 아닌데 외출하고 들어오면 힘이 빠져 정신없이 먹고 자고...
내가 먹기 위해 사는 건지 치료를 위해 먹는 건지 아님 살기 위해 먹는 건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지만
결국은 내가 감당해 낼 몫이기에 이를 악물었다
1월 19일 수요일
1시까지 원무과에서 60만원 환급 받고 바로 핵의학과로 내려갔다
가출가방에 이것저것 짐을 챙기고
큰 박스에 음료수며 과일 그리고 깍두기랑 콩나물 무침 을 챙겨 넣으니 짐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도 모자랄까 싶었는데...ㅎㅎ 나중에 많이 남아서 결국 다 버리고 왔다
절대로 많이 챙겨 갈 필요가 없는데...
입원동기가 두 명있었다.
나 보다 다들 어린 동생 아줌마들이었다.
해운대 백병원 치료실은 병실 앞에 환자용 휴게실이 있어서 모여서 밥도 같이 먹고 수다도 떨 수 있어 그나마 아주 괜찮은 듯 했다.
병실로 올라가서 식구들은 모두 집으로 보내고
간호사의 설명과 실습도 하고 오후 3시 40분경에 각자 방으로 들어가 긴장하며 동위원소 캡슐을 복용했다.
1~2시간은 흡수가 잘 되도록 아무것도 먹지 말고 열심히 움직이라고 해서 음악 틀어 놓고 병실 이곳저곳을 왔다갔다 하다가
국민체조도 하고 보냈다
한참을 부산하게 움직이다 보니 저녁식사가 도착했다고 방송을 했다
우리는 휴게실에 모여서 같이 밥을 먹었다
일회용 도시락에 들은 밥과 반찬을 보는 순간 너무 하얘서 질릴 정도였다
우리는 내가 가져간 깍두기랑 콩나물무침을 먹으며 너무 행복했다
아마도 그거 없었으면 밥을 아예 못 먹었을 것 같았다
모두들 수다를 떨며 열심히 먹었다
그렇게 밤이 되고 억지로 물도 마시고 침샘자극하라고 해서 신 사탕을 입에 넣고 녹여 먹었다
1월 20일 둘째 날
밤새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아침밥이 도착했다는 방송에 일어나보니 입안이 처절하게 점막이 다 벗겨졌고 이가 너무 시렸다
그래도 속이 울렁거린다든지 토할 것 같은 증상은 없었다
단지 더부룩하고 소화가 너무 안된다는 것 밖에는...
세사람 다 식이요법 하면서 잘 챙겨 먹은 티가 팍팍 났다
체력을 잘 다져 놓은 듯 했다.
또 열심히 아침도 먹고 점심도 먹고...
소화는 잘 되지 않았지만 살기 위해서 억지로 먹었다
둘째날 저녁엔 일반식이 가능하다고 했다
정보력이 빨랐던 제일 어린 막내 입원동기가 가져온 컵라면을 우리는 너무 맛나게 먹었다
사실 저녁식사는 보기도 싫었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괜찮았는데
나는 속이 울렁거려서 저녁 먹은 거 다 토하고 좀 힘들었었다
그래도 내일이면 퇴원이라는 기다림에 밤을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았다
1월 21일 세째 날
아침밥이 배달되고
먹기 싫어도 억지로 한 숟가락 떠먹고
정말이지 병원에서 배달된 일회용 도시락에 담긴 하얀 음식들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올라왔다
마치 임신해서 입덧 하는 듯...
남은 음식들 모두 폐기처분했다
가져간 껌, 아이셔, 신 사탕, 귤, 쥬스 한 통 그대로 다 버렸다
어찌나 아까운지...
해운대 백병원엔 생수가 마련되어 있어서 물도 가져갈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그다지 먹히지 않으므로 사탕 껌 과일 등등 절대로 많이 가져가면 안되겠더라.
중요한 것은 내가 먹을 반찬...그것은 꼭 챙겨가야 한다.
10시경 각자 입원비를(각종 서류까지 약 10만원정도) 계산하고 약을 받아서
다음을 기약하고 각자의 집으로 또는 다음 요양할 병원으로 향했다
난 친구가 경영하는 조그만 개인병원 1인실에서 26일까지 더 입원을 하고 요양을 했다
드디어 집에서 가져온 김치를 보니 입맛이 약간 돌았다
여전히 밥냄새가 너무 싫었다
순간순간 동위원소실의 그 도시락이 떠올라 헛구역질을 해댔다
그래도 영양제를 수시로 맞아서 기력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았다
1월 26일 아침
동위원소 스캔을 하러 백병원 핵의학실로 갔다
이미 입원동기 동생들은 검사를 마친 상태로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스캔을 끝내고 우리는 같이 생태탕을 한 그릇씩 먹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다시 친구 병원에서 퇴원계산을 하니 약 50만원이 나왔다 ㅡ><ㅡ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듯...
그래도 집보다 더 잘 쉬었던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었다.
1월 31일
드디어 동위원소치료 결과를 보는 날
해운대 백병원 내분비내과 김종순교수님
이제부턴 내분비내과에서 진료를 보는 것 같다
김종순교수님, 참 자상하고 부드러웠다
조용조용 설명도 잘 해주셨다
저요오드식을 너무 잘해서 치료를 잘 받을 수 있었다고 칭찬도 해주시고...ㅎㅎ
치료를 위해서 내 몸의 상태를 기능저하증 상태로 만들어 둔다는 설명도 잊지 않으셨다
다음 달 피검사와 약처방
그리고 6개월후 다시 검사를 해서 동위원소치료가 필요한지 결정짓는다고 하셨다
아무쪼록 이번 한 번으로 모든게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병원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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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으로 나의 동위원소 치료과정의 기록을 마친다
길고 긴 터널에서 나온 느낌이랄까...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해운대 바닷가에 잠시 들렀다
겨울바다의 싸한 기운이 내 몸을 감쌌다
너무 시원했다
요 며칠간 이렇게 시원하고 홀가분한 기분은 첨이다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 하리라 기대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내 자리에 앉아서 이 글을 마무리 한다
D+238 (0) | 2011.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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