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블로그 하단에 위젯의 D-day가 가리키는 숫자
+238...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암이란 말에 목 놓아 울었고
수술방으로 실려가면서 다시 이곳으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사지를 떨며 두려워 했던
그 우울의 시간들이 어느새 238일이나 흘렀다니
아침이면 눈뜨자마자 신지로이드를 생각없이 물과 더불어 한 알을 삼킨다
처음 몇개월은 잊어벌기 일쑤였는데
이젠 거의 무의식의 습관이 되어버렸다
가끔은 출근하는 버스에 앉아서 내가 아침에 약을 먹었나? 를 더듬어 생각해보곤 한다
삶의 질이 많이 떨어진다고들 했다
수술로 갑상선을 다 없애고 나면 ...
나 역시 삶의 질은 좀 떨어져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저녁이 되면 한없이 방바닥으로 가라앉는 나를 발견하곤 하면서 가끔은 절망도 한다
퇴근 후의 약속들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집에 가도 쉴 수 없이 움직여야 하는 건 매 한가지니 굳이 피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술 전보다 피곤한건 어쩔 수 없음에 많이 우울하다
+238...
아직도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오후가 되면 잠기기 예사고
요즘은 꽃가루에 황사까지 겹쳐서 너무 괴롭다
크게 목청 높이 노래도 부르고 싶은데 여전히 솔 이상의 음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지난 달 내 생일날
문득 노래방에 가고 싶어 남편이랑 둘이 갔다
아무리 기를 쓰고 불러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좌절...
노래방 4시간을 불렀던 내가...
1시간도 못되어서 집에 올 수 밖에 없었다
오늘도 요즘 좋아하는 삼동이 노래 dreaming 을 혼자 흥얼거려보았지만
.....다시 일어나....요..... 한 걸음.....한....걸.....음....조심스럽게..... 내딛어요.....
ㅎㅎㅎ 기를 쓰고 불러보지만 어렵게 한 음절씩 나오다 말다하는 내 목소리에 또 좌절...
크게 웃고도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것 또한 나를 힘들게 한다
크게 웃는다고 웃다보면 나도 모르게 꺽꺽꺽 거리는 이상한 소리가 내 입에서 흘러나온다
이런.....
+238...
요즘은 가끔 어질어질하기도 하다
잘못하다간 나도 알지못하는 순간 낮선 곳에서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아 불안하다
그래서 더욱 퇴근 후의 약속이 두려워지기도 한다
왜 그럴까
병원에서는 괜찮다고 하는데.....
그냥 무섭고 두려울때가 많다
아직 할 일이 너무 많은데.
+238...
계속 이 숫자는 늘어가겠지
내가 살아 있는 그 날까지
내가 기억하는 그 날까지 이 숫자가 멈추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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