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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같은 사랑 / 김동명

두런두런 이야기/진담 혹은 농담

by 레제드라마 2018. 2. 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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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4.21 작성한 글)

 

 

하늘 같은 사랑/김동명-


나는 그대에게 하늘 같은 사랑을 주고 싶습니다

그대가 힘들 때마다 맘놓고 나를 찾아와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모습으로 그대를 지켜 주는

그대의 그리움이 되어 줄 수 있는 그런 하늘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그대가 씩씩하게 잘 살아가다가 혹시라도 그러면 안 되겠지만

정말 어쩌다가 혹시라도 힘들고 지칠 때가 있다면…

그럴 땐 내가 이렇게 높은 곳에서 그대를 바라보고 있노라고…

고개 떨굼 대신 나를 보아 달라고

그렇게 나는 한 자리에 그대를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나는 그대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하늘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대 향한 맘이 벅차오른다고 하여도

나는 그대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가 언젠가 내게로 고개를 돌려 주는 그날에

나는 그제서야 환한 미소로 그대를 반겨 줄 것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대로 태어나게 해 주겠다고…

그러나 나는 마음을 열지 않는 그대에게 지금 나를 보아 달라고…

 

내가 지금 그대 곁에 있노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세상 지금 그 누구보다 그대의 행복을 바라며

단지 하늘 같은 사랑으로 그대를 기다리는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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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어느카페지기님 께서

이쁜 시를 보내주었더군요

이 이쁜 제목을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블러그에 올려놓았는데 

한 번 읽어보시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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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하늘 같은 사랑'이란 말에 가슴이 저민 적이 있었다

 

요즘 처럼 봄기운이 살살 스며드는 어느 날

중간고사를 앞둔 도서관은 참 후끈거렸다

집이 시외였던 나에겐 언감생심 꿈도 못 꿀 도서관자리였지만

어느날 오기가 생겼다

저 놈의 자리 꼭 앉아보리라 ...

그리하여 그 힘든 도서관 자리 한 번 잡아 공부해보겠다고

새벽에 첫차를 타고 학교로 갔다

김해에서 말이다 ㅎㅎㅎ

 

처음 타보는 첫 차 안

활기차고 싱그러울줄 알았는데 천만의 말씀이더군

자갈치 시장으로 향하는 생선 다라이 아줌마들부터

새벽에 일을 나가야 하는 노가다 아저씨들

그리고 나처럼 열공모드??? 학생들

새벽같이  부지런히 움직여야만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  침을 흘려가며 잠에 빠져 있었다

그러다 덜컹 도로의 블랙홀에 바퀴라도 걸리면

다들 멍청한 눈으로 주변을 살펴 위치를 파악하기도 하고.

그 새벽 깜깜한 어둠에 위치 파악이 될까마는

그래도 다들 두리번거리며 창밖을 내다 보았다

나 역시 그렇게 되더라고

한참을 그렇게 졸고 나서 덜컹거림에 눈을 떠보니

저기 낙동강 너머 구포 만덕 쪽에서 어슴프레 여명이 비춰왔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침을 닦았다

만덕 터널의 굽이굽이를 돌아 내려오는 길에 서서히 눈부신 아침해가 떠오르고

그 햇살을 받아 흐드러지게 핀 철 늦은 샛노란 개나리들이 반짝거리는 손짓을 하던

그 새벽의 모습은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진다

어찌나 아름답던지...

 

그렇게 어렵게 도착한 학교 도서관에 자리를 잡았을때 그 뿌듯함이라니...

ㅎㅎㅎ

근데 중요한 것은 너무 일찍 일어나서 그만 오전 내내 자버린 것이 문제중의 문제였다.

 

 

아...

이야기가 샜다.

그렇게 일찍 도서관 자리를 잡으면서 친한 친구의 자리도 하나 잡아 주었다

물론 남자친구지

워낙 남자들이 많은 학과다 보니 여자 남자 구분없이 그냥 아주 친한 그런 사이였을 뿐이었다

그 친구는 집이 버스로 10분 거리인데...

한시간 이상 달려와야 하는 나한테 부탁을 하는 만행을 저질렀으니...ㅎㅎㅎ

 

그렇게 잡은 자리에서

한참을 비몽사몽 헤매다 보니 점심시간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점심 먹으러 가고 빈자리가 눈에 많이 띄었다

나도 점심을 먹으려고 일어나서 친구자리로 갔다

어느새 나가고 없더군

속으로

자리 잡아줬으면 점심이라도 사야 되는거 아냐? 배신자 ...

이렇게 욕을 하며 돌아서려는데 메모가 되어있는 쪽지가 눈에 들어왔다

저얼대 읽으려고 한 건 아닌데 그냥 눈에 들어와서 읽어버린 것 뿐이었다

 

- 선배님

이따가 점심 같이 드실래요?

제가 사드릴께요

선배님은 커피 사주세요

 

항상 제 앞에 계서줘서 고마워요

늘 다정하게 챙겨주시고...

 

당신은 제게 세상의 전부입니다

 

하늘 같은 사랑...

      정이가 -

 

 

컥~~~ 뭐여...이거...

친구를 유난히 따르던 여자 후배 정이가 적은 메모였다

둘은 그렇게 점심을 먹으러 가버린거고

나는 도서관 자리 잡아주는 착한 친구로 남아있고...

순간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한번도 그 친구를 남자로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메모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그 친구'가 '그 사람'으로 확 다가오는 것이었다.

ㅎㅎㅎ

사람 감정이 그렇게 돌변 할 수가 있다는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리고 내가 그 친구를 좀 좋아했구나 하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렇게 그렇게 가슴을 앓으며 힘들었고

그 둘은 내 앞에서 어울려 다니며 약을 올려댔다

결국 나는 중간고사를 재시험 치르는 고통까지 맛보아 버렸다. 이런 덴장~~~

나의 노력??? 과 훼방으로 걔네들 갈라놓았지...ㅎㅎㅎ

사실 그 사람은 그 후배를 후배이상 별 생각이 없었다고 했다

워낙 심성이 착한 사람이라 따르는 여자들이 좀 많은 타입이기도 했기에

그 후배가 혼자 적극적이었던 셈이었지.

더 웃기는건

그 후배가 떨어져 나가고 나니까

나도 다시 '그 사람'이 '그 친구'가 되어버린거다

ㅎㅎㅎ

난 심술보가 하나 더 있었던것 같다

나 못 먹는 밥 재나 뿌리자???

ㅎㅎㅎ

 

봄 날의 추억하나

사알짝 꺼내봤다

 

하늘 같은 사랑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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